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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 블랙박스의 등장

블랙박스는 차량 내부의 상태 정보 및 운전 상태에 대한 정보를 측정, 취득, 가공, 저장 및 분석하여 사고 순간의 정보를 기록하는 시스템입니다. 블랙박스는 사고 발생 시 원인을 규명하고, 사고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블랙박스는 국내에서는 2000년 이후 생산 판매되는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되어 있습니다1. 최근에는 블랙박스의 주요 기술로 사고 검지 기술, 데이터 분석 기술, 정보 운용 기술, IT 기술과의 컨버젼스 등이 있습니다. EU에서는 사고 자동 통보(eCall) 체제 도입을 통한 긴급 구조 및 사망률 감소를 기대하고 있으며, 등록 차량 eCall 기능 탑재 블랙박스 의무화 입법 추진 중입니다1. 일본에서는 사고 자동 통보 기능으로 병원/응급 지령 센터 연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차량용 블랙박스를 CBB(Car Black Box)라고 명칭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Photos: KCI Communications

이런 시점에 급발진을 입증할 수 있는 ‘페달 블랙박스(이른바 ‘급발진 블랙박스’)’가 등장했습니다. 페달 블랙박스는 이름으로 짐작할 수 있듯 차량 엑셀레이터(가속 페달)와 브레이크 페달을 촬영하는 영상 장비입니다.

급발진 사고는 차량 결함이 원인인지, 운전자 실수가 원인인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명확하게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허영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3년간 급발진 의심 사고는 모두 766건이었으나 이 가운데 급발진을 인정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블랙박스는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의 분석을 위주로 진행되는 조사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직접 다양한 관점의 데이터를 남기기 위해 설치하는 겁니다. 급발진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영상이 있다면 운전 실수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의 분석을 위주로 진행되는 조사로는 한계가 있다 보니 운전자들이 직접 다양한 관점의 데이터를 남기기 위해 설치하는 겁니다. 급발진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영상이 있다면 운전 실수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자동차급발진연구회 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JTBC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페달 블랙박스의 목적은 운전자의 실수가 아니라는 걸 밝히는 것.”이라며 운전자의 잘못이 아닌 것이 확인되면 제작사의 책임으로 볼 수 있다고 JTBC 기사는 전하고 있습니다.

급발진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도움이 되는 장비이고 책임의 소재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사회나 기술이 급발진의 책임규명에 치우쳐, 실제 급발진이 발생했을 때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기술을 도외시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사회적 관심에 힘입어 급발진 방지 뿐 아니라 급발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술에도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랍니다.